허제비놀이는 전국 각지에 존재하고 있는 일종의 객귀물리기 의식입니다. 허제비는 우리에게 이미 친숙한 허수아비의 다른 말로 허수아비·허수아비·허제비·허아비등 여러 명칭으로 불리고 있으며 이 의식에 사용되는 인형을 의미합니다.
1. 마을을 떠도는 객귀를 물리치는 의식 허제비놀이
허제비놀이를 이해하는 가장 쉬운 설명은 우리나라식의 전통 '영혼결혼식'이라는 말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물론 모든 종류의 영혼결혼식이 모두 허제비놀이의 범주에 속하는 것은 아니고, 미혼으로 사망한 귀(鬼) 중 객사한 객귀 중 미혼으로 사망한 이들의 영혼이 있는 경우 그 넋을 기리는 방식으로 허제비 놀이라는 영혼결혼식을 진행합니다.
허제비굿은 허제비굿 하나만을 단독으로 진행하기 보다는 죽은 이들을 천도하는 의식인 다른 의례와 함께 치러지는 경우가 많은데 허제비 굿의 경우 영남과 호남지방에서 특히 높은 비중으로 치러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 허제비 인형
이 허제비놀이에 필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허제비 인형으로 남성과 여성을 상징하는 허수아비를 만들어 이 인형에 영혼을 깃들게 하고 이들을 혼례시키를 절차로 의식을 수행합니다. 보통 남자인형은 남자가 들고, 여자인형은 여자가 들어 모셔지며 신방을 치른 다음 날 종이로 만든 용선(용모양 배)에 실려 떠나보내는 방식으로 의식이 마무리됩니다.
3. 악귀의 허제비놀이
드라마 악귀에서는 마을의 전통으로 치러진 허제비놀이가 소재로 등장합니다. 허제비놀이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자꾸 이상한 일이 생기고 심지어는 마을 사람들이 아프고 죽기까지 합니다. 객귀물림의 하나인 허제비 놀이를 방해하는 것처럼 보이는 이 사건들은 실제 마을을 떠나 객사한 딸을 둔 어머니가 다시 객귀가 되어서야 돌아온 딸의 영혼이 객귀물림인 허제비놀이 때문에 사라질까 하는 마음으로 방해한 것으로 드러나게 됩니다.
치성을 드린 허제비인형을 태움으로써 허제비 놀이 자체를 불가능하게 한 어머니의 마음이야 이해하지만, 덕분에 마을을 떠도는 객귀들이 마을에서 여러 해코지를 하며 사람들을 해치는 사건들이 발생하게 됩니다. 객귀로 인해 사고를 당하는 다른 사람들은 개의치 않는 욕심이라니, 좀 과한 듯 하긴 하지만 조금은 이해할 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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