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호뎐 1938과 드라마 악귀에 동시에 등장 혹은 언급되었던 가택신 중 가장 성격이 모나고 포악한 것으로 알려진 가택신은 측신 혹은 정랑각시라고 불리는 화장실 귀신입니다. '측신' 혹은 '정랑각시'는 어떤 존재일까요?
1. 뒷간에 귀신이 산다.
우리나라의 민속신앙에는 가택신이라는 것이 존재합니다. 집안의 곳곳에 깃들어 각각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종의 수호신으로 집안의 대소사를 관장하거나 혹은 흐름을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신들로 묘사되곤 하는 가택신, 그런 에 이 가택신들은 일방적으로 인간들에게 복을 주는 자애로운 신은 아닙니다. 각각 자신의 격에 맞는 대우를 해주어야 집안을 돌봐주는 기브 앤 테이크가 있는 신들에 가깝습니다.
그중에서도 특히 측신은 성격이 모나고 앙칼신 여자신으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데 널리 알려진 설로는 측신은 정실이 되지 못한 첩들이 죽어 되는 신으로 설명되기도 합니다. 부악을 관장하는 조왕신이 상대적으로 자애롭고 너그러운 신이자 집안의 정실부인을 상징하는 것과 꽤 대비되는 설정이기도 합니다. 지역에 따라 정랑각시, 정난각시, 칙사부인등 이름이 다양하며 대중들에게 널리 알려진 가택신 중 하나입니다.
2. 가택신 중 제일 못된 신
측신은 사실 우리나라의 문화에서도 우리에게 복을 주기에 모시는 신이라기 보다는 우리에게 해코지를 할까 두려워하는 신 쪽에 가깝습니다. 성질이 매우 사나워 화를 잘 내기 때문에 화장실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인기척을 내고 난 뒤 들어가야 하며 이런 자잘한 규칙을 잘 지키지 않으며 그 사람에게 병을 주거나 불운을 가져오는 등의 해악을 끼치시도 합니다.
현대에도 측간이라고 부르지는 않지만 분명 측긴과 같은 역할을 하는 화장실이 존재하다 보니 화장실 귀신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실제 화장실 귀신들이 못된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화장실에서 넘어지면 큰 병이 난다는 속설도 생겨난 것이라고 합니다.
3. 드라마에서의 측신
구미호뎐1938과 드라마 악귀에서 이 측신이 등장하거나 설명으로 언급되었습니다. 둘 다 전승에 따른 설명에 비교적 부합하는 모습으로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한 측신이 성격은 굉장히 포악하거나 뾰족하게 등장하기도 하고, 측신의 구전 그대로를 설명하기도 합니다.
악귀에서는 건설사가 건물을 건축하는 과정에서 과거의 집터가 발견되었는데 해당 집터를 보러 온 민속학 교수 염해상이 측간의 위치였던 곳을 가르키며, 고사라도 지내는 것이 안전한 건설에 도움이 될 것이라는 뉘앙스를 풍깁니다. 아무래도 측간터에서 무언가를 본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측간 귀신에 대한 전설은 우리나라에도 구전이 아닌 항간의 귀신이야기로 꽤 많이 퍼져 있습니다. 대부분은 집을 지켜주는 가택신의 이미지보다는 사람에게 해코지를 하는 악귀의 모습인 경우가 많은데 사실 그들도 우리의 집에 깃들었던 가택신의 일종이었다는 점은 한 번쯤 기억해 주는 것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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