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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란? - 드라마 악귀

by 팅팅가팅가 2023. 7.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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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의 사전적 의미는 위협과 핍박을 받은 사람이 죽음에 이르는 사건을 의미합니다. 말 그대로, 누군가에 의해 죽음으로 내몰려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사건을 의미하는데 조선시대에는 이 의미가 더욱 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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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대명률의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

조선시대에 주로 적용되었던 보통법은 명나라의 법제서인 대명률이었습니다. 명나라에서 기본을 가져왔지만 편찬과정을 통해 내용은 최종적으로 606조 30권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지속적으로 개정과 추가를 통해 조선의 상황과 정서에 맞게 조금씩 조정됩니다. 이 조선시대의 법제서인 대명률에 등장하는 다소 생소한 죄목이 바로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입니다.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는 누군가를 위협하거나 핍박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는 이를 벌하는 죄목입니다. 말 그대로 실제 죽음은 자살이라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더라도 그 원인을 제공한 것이 올바르지 못한 목적을 가진 위해나 핍박이라면 그것은 살해와 다름없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현재의 방식으로 설명하자면, 누군가 죽음으로 생을 스스로 마감했을 때 그것이 설령 자살이라 할지라도 그 원인을 제공한 이가 명백한 경우 원인을 제공한 이에게는 살인에 해당하는 죄를 물어야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2.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는 어떤 의미였나.

우리의 대명률에 원서역할을 했던 명나라의 대명률에도 제 19권 형률에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라는 용어는 존재합니다. 이 문서에서는 위핍인치사에 대한 정의를 포함 해당하는 죄를 저질렀을 때 가해지는 형벌을 기술하고 있습니다.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를 저지르는 경우 보통은 장100대의 형벌에 처해지며 경우에 따라 감경의 사유가 존재하지만 가중처벌의 조건 역시 존재합니다.

 

그렇다면 장 100대의 형벌히 가해지는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는 중한 범죄였을까요? 형벌의 크기를 본다면 그렇다입니다. 일반적으로 장 100대의 형벌은 귀향형에 처해지는 인물들에게 귀향에 앞서 처해지는 형벌이었는데 장 100대를 맞으면 보통은 장을 맞은 부위의 피부가 찢어지고 세균이 감염되는 등의 후유증에 시달리다 사망하는 경우들이 많았기 때문에 사실상의 사형에 가까웠다고 알려져 있기 때문입니다. 말 그대로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는 우리식으로 하면 간접 사형의 경에 가까웠다는 의미가 됩니다.

第322條 威逼人致死
① 凡因事威逼人致死者 杖一百, 若官吏公使人等 非因公務 而威逼平民致死者 罪同, 並追埋葬銀一十兩.
若威逼期親尊長致死者 絞, 大功以下 遞減一等.

제322조 위핍인치사
① 사람을 위협하여 죽음에 이르는 자는 장 100대에 처한다. 관료나 공공의 업무를 하는 이가 공무가 아닌 일로 사람을 위협하여 죽음에 이르게 하면 그 죄는 같으며 은 10냥의 벌금을 물린다. 만약 가족이나 웃어른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우라면 교형에 처하며, 큰 공이 있으면 한 등급씩을 낮추어 적용한다.

② 若因姦盜而威逼人致死者 斬.
만약 간음이나 강도로 사람을 죽음에 이르게 하면 참수한다.

3. 현대에 이르러서의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

실제 조선에의 기록에는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를 죄목으로 하여 형벌이 내려진 경우들이 다수 있습니다.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가 그저 명문으로만 존재하는 죄목이 아닌 실제 죄인들을 벌하는 죄목의 하나로 활용되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현대에 이르서는 어떨까요?

 

상당수의 사람들이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의 죄목이 현대에도 적용되는가라고 물으면 아니라고 고개를 저을 것입니다. 실제 죽음의 원인을 제공하는 이들에게는 자신이 직접 손으로 행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어쩌면 현대보다 사회체계가 훨씬 덜 발달되어있던 조선시대보다도 가벼운 처벌을 받게 됩니다. 문제는 현대에 이르서서 실제 하는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의 사례는 더 비중이 늘었다는 점입니다. 죄인은 많지만 처벌은 약해지는 지금의 상황에서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는 한번 더 생각해볼만한 여지를 주는 용어이기도 합니다.

 

4. 드라마 악령에서의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

드라마 악령의 서두에 이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에 대한 언급이 등장합니다. 민속학자인 염해상은 자신의 눈에만 보이는 고등학생 귀신과의 대화에서 이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를 언급하며 대화를 이어나가죠. 그가 말한 것은 아마도 타인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고통을 제공하는 것과, 사람을 직접 죽이는 것은 차이가 없다는 것을 말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이후 이 드라마에서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가 어떤 의미로 이용될지는 모르겠지만 드라마와는 상관없이 위핍인치사(威逼人致死)에 대한 의미와 용어의 정의에 대해서는 꽤 오랫동안 우리가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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