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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도 인어에 대한 전설이 있다? 구미호뎐1938 ep.3

by 팅팅가팅가 2023. 5.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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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데르센 동화 인어공주에 밀려 인지도는 낮으나 우리나라에도 인어전설이 존재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나라는 3면이 바다, 그러니 인어전설이 있는 것이 이상한 일은 아닙니다. 그래서 오늘은 우리나라의 인어 이야기를 준비해 보았습니다.

삼면이 바다인데 인어가 없을 리가

현대에 들어서는 안데르센의 인어공주가 차지하는 비중이 압도적인지라 인어에 대한 이야기를 떠올렸을 때인어 공주 이외에는 별다른 이야기가 떠오르지 않는 것이 사실이지만, 이 서양의 인어공주 이야기 이외에 우리나라에도 오랜 시간 전해지고 있는 인어에 대한 전설이나 기록들은 존재합니다.

 

우리나라는 지형적으로 3면이 바다로 둘러싸인 반도국가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구전문학에서도 바다에 얽힌 이야기들이 꽤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 예로 수궁가등의 판소리문학들을 통해 용궁이라는 바닷속에서 살아가는 미지의 생명체에 대한 설정들도 어느 정도 구축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인어에 대한 전설 한두 가지 있다고 해서 전혀 놀랄 일도 아닙니다. 실제로 우리나라의 오래된 기록 중에는 인어에 관련한 혹은 인어를 연상시키는 구절이나 이야기들이 꽤 많습니다. 

 

1) 해동역사의 견이기(甄異記)

해동역사 견이기에 등장하는 이야기는 일종의 인어 목격담입니다. 해변가에 있는 어느 여인을 보았는데 팔꿈치 뒤쪽으로 붉은 지느러미가 있어 살짝 물속으로 밀어 넣어주었더니 그 여인이 물 안에서 자유롭게 헤엄치며 바다로 돌아갔다는 짧은 이야기로 실려있습니다.

 

2) 어우야담

강원도 통천의 한 현령이 해안가에 있는 어부의 집에서 묵었는데 그 어부가 마침 인어 6마리를 잡았다가 2마리는 창에 찔려 죽고 나머지 4마리는 살아있다는 이야기를 전합니다. 현령이 나가보니 이 인어들이 모두 어린아이와 같은 모습이었고, 사람처럼 눈물을 흘리고 있어 가련해 보이기에 어부에게 놓아주자 청을 하게 됩니다. 하지만 어부는 이 인어의 기름이 매우 좋다며 거부하고 현령은 어부에게서 인어를 빼앗아 물속으로 놓아줍니다. 이후 현령은 어부에게 다 큰 인어는 사람과 크기가 비슷하나 자신이 잡은 것은 새끼일 뿐이라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3) 비구니 낭간 설화

평양에 살고 있던 가난한 어부가 어느 날 바다에서 나온 미인들의 손에 이끌려 용궁에 갔다가 극진한 대접을 받고 돌아올때 인어고기를 선물로 받아들고 돌아오게 됩니다. 그를 바다로 데려간 여인의 말에 따르면 인어의 고기는 불로장생의 영약이라고 하였고 그는 돌아와 이 고기를 깊이 숨겨놓습니다. 그러나 그의 딸 낭간이 이 고기를 먹어버리게 되고, 그녀는 오랫동안 늙지않는 평양제일의 미녀로 살아가게 됩니다. 늙지 않는 낭간에 대해 그녀가 인어고기를 먹고 늙지 않는 요부라는 소문이 퍼지고 그녀는 결국 혼인하지 못한채 여러 남자들을 만나며 살아가게 되는데 그녀와 만난 남자들은 이상하게도 모두 허약해져 곧 죽음에 이르게 됩니다. 그렇게 죽은 남자들이 삼천에 이르고 그녀가 120살이 되자 자신의 잘못을 깨달은 낭간이 비구니가 되어 산에 들어가 사라졌다는 이야기가 바로 낭간 설화입니다.

 

4) 장봉도 인어전설

흉어로 물고기가 잡히지 않던 바다에서 어느날 큰 무엇인가가 그물에 걸려 올라오게 됩니다. 그물을 끌어올린 어부는 그물 안을 보고 놀라게 되는데 그 안에는 물고기가 아닌 상반신이 사람인 인어가 잡혀있었습니다. 인어는 말없이 어부를 바라보며 애원하듯 했는데 그 모습이 안쓰러웠던 어부는 인어를 풀어줍니다. 그런데 이후부터 이 어부의 그물에 물고기가 가득 잡히는 일이 이어지게 되고 어부는 그것이 인어의 보답이라고 생각했다는 이야기입니다.

 

5) 신지께 전설

전남 여수에서 전해지는 인어 이야기는 위의 이야기들과는 약간 성격이 다릅니다. 이 이야기의 인어는 외관상 무척 아름다운 여인의 모습을 하고 있었는데 이 인어를 일러 신지 께라고 불렀습니다. 바다에서 모습을 드러낸 신지께는 배들을 쫓아오거나 절벽 위에서 바다로 나가는 사람들에 에 돌멩이를 던지곤 했는데 이것을 무시하고 나가는 사람들은 이후 풍랑이나 폭풍우를 만나는 피해를 입곤 했다고 전해지고 있습니다. 신지께가 나타나 자신들을 무시하고 바다로 나간 이들에게 해코지를 한 것인지 아니면 오히려 곧 몰려올 풍랑으로부터 바다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경고를 한 것인지에 대한 평가는 갈리는 이야기입니다.

 

6) 동백섬 인어공주

마지막 동백섬에 얽힌 인어공주 이야기는 매우 길고 가장 그럴듯한 서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에 따르면 동백섬에는 무궁이라는 이름을 가진 나라가 있었는데 이 왕을 다스리는 왕은 알에서 깨어난 하늘의 은혜를 받은 아이였습니다. 따라서 왕의 이름 역시 은혜왕이라고 지어집니다. 아이가 자라 혼인할 나이가 되자 신하들은 왕이 결혼하기를 바랐지만 왕은 자신이 결혼할 아내 역시 하늘이 내려줄 것이라고 믿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와 결혼한 여인이 바다 건너 나란다 국의 황옥공주였는데 이 나란다 국의 사람들은 원래 바닷속 수정나라의 후손이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는 다른 전승들과는 다른 전통설화들처럼 그저 구전으로만 전해지는 이야기가 아니라, 실제 역사 속에서 그 근거를 찾을 수 있다는 특징이 있는데 알에서 태어난 은혜왕은 가야의 김수로왕, 나란다 국은 인도, 황옥공주는 인도 아유타국의 허황옥 공주라는 견해가 있습니다.

 

인어구미호뎐

2. 구미호뎐 1938 속의 인어

구미호뎐 1938에서 다루고 있는 설화나 전설들 자체가 기본적으로는 우리나라의 전통설화에 근간을 두고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에 현재 구미호뎐1938에서 등장하는 인어 역시 서양의 동화보다 한국의 전설에서 모티브를 찾는 것이 더 맞는 일일 듯합니다. 그래서 열심히 우리나라 전설 속의 인어와 어떤 부분이 유사한지 생각해 보았으나, 아쉽게도 인어에 대해서만큼은 우리나라보다는 서양의 동화 쪽이 조금 더 현재 극 중의 인물 이미지에는 더 부합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가수가 되고 싶어 할 만큼 아름다운 목소리를 가진 여성이라거나 사랑에 빠지고 싶어 하는 순수한 모습들을 보여주는 것 등은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애니메이션 속 아리엘에 가까운 모습입니다.


8회 방송에 인어 고기를 먹으면 불로장생한다는 설정에 대해 이야기가 나옵니다. 일본에서 온 시니가미들이 인어를 보며 인어를 먹으면 죽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이 설화는 비구니 낭간 설화에서 나오는 설정입니다.

 

세이렌

또 중간 중간 이 인어 아가씨가 내지르는 소리가 엄청난 파괴력을 가지고 있는 설정이 등장하는데 이 설정은 어쩐지 넷플릭스 오리지널 '러브 데스 로봇' 시즌3의 에피소드 중 '히바로'의 세이렌을 연상시키는 듯한 느낌도 받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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